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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한인 2세 작가-5] 성 J. 우, 작가 되고 싶다면 무조건 읽어라

갓 이민온 어린 소년의 시각으로 본 미국사회를 그린 ‘모든 것이 아시안’(Everything Asian)이라는 작품으로 소설가로 데뷔한 성 우(Sung J. Woo)는 웹 디벨로퍼로 일하며 여가 시간을 이용해 소설을 쓰는 1.5세 작가.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 그의 작품 속 무대는 대부분이 이민자 가정과 그 주변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좀 더 멀리 내다본다. 작가로 성숙했기 때문이라고들 하지만 그는 한인 커뮤니티가 이민 가정의 범주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그의 글쓰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 첫 소설의 주역인 데이빗 김이라는 소년과 그 아버지가 실제 자신의 이야기인지. ▷거의 대부분 작가들은 첫 작품에서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다. 나 역시 처음 소설을 쓸 때는 나의 경험에서 멀리 나갈 수가 없었다. 10살때 어머니와 누나와 함께 먼저 미국에 와 계시던 아버지를 찾아 왔는데 정말 당혹스러웠다. 언어도 문화도 생활도. 그 충격적이었던 경험은 충분히 소설로 가치가 있을 것 같았다. 첫 소설에 등장하는 소년과 아버지는 나와 아버지를 그렸지만 두 아버지의 성격은 완전히 반대다. 우리 아버님은 필요없는 이야기는 하시지 않는 분이었지만 소설 속의 아버지는 자상하고 감정이 풍부하신 분이다. - 왜 다르게 묘사했는가. 아버지에 대한 불만의 표현인지. ▷그것이 바로 소설의 묘미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실제 작가의 경험에서 끌어온 것일 수 있지만 성격 등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인물로 묘사시킬 수 있다. 실제 인물에 대한 작가의 불만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인물에 대한 작가의 바람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 코리안 아메리칸 이라는 정체성은 작품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특별히 한인이기 때문에 작품 쓰는데 도움이 된다거나 방해가 되는 것은 없다. 이민 가정의 자녀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또한 이민 사회에서 자라면서 느낀 색다른 경험은 많은 쓸 거리를 제공해 준다. 예를 들자면 처음 이민왔을 때 나는 물론 우리 누나와 어머니 역시 큰 혼란과 거부감을 느끼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여성 이민자의 감정도 경험 할 수 있었다. - 요즘은 어떤 작품을 쓰고 있는가. ▷현재 두권의 책을 쓰는 중이다. 하나는 공상과학 소설(Sci-Fi Novel)인데 반정도 진도가 나갔고 다른 하나는 4분의 1정도 쓰고 있다. - 여가 시간에 소설을 쓴다고 했느데 어떻게 동시에 두권의 소설을 쓸 수 있는지. ▷사이언스 픽션을 쓰던 중 이었는데 반쯤 쓰다보니 나도 모르게 처음 구상했던 쪽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일단 방향을 정확하게 잡을 때까지 보류해 놓고 다른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평범한 남매의 이야기다.처음 쓰려고 했던 작품도 가닥을 잡게 되면 다시 써서 마무리를 할 계획이다. -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가. ▷고등학교 2학년 영어 수업을 도서관에서 하게 됐다. 학생들이 모두 책을 한권씩 골라 읽는 시간이었고 나는 스티븐 크레인의 책(The Red Badge of Courage)을 골랐다. 그때 클로드라는 동급생이 '이 책 읽을 것도 아니잖아?' 하면서 스티븐 킹의 '데드 존'(The Dead Zone)이라는 책을 건네줬다. 내가 이미 영화로 봤다고 했더니 그가 말했다. " 책과 영화는 달라" . 그때 까지만 해도 나는 책을 재미로 읽는다는 것을 몰랐다. 그가 건네준 책을 읽은 후 나는 완전히 책에 빠져 들게되었고 소설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클로드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중 한명이 되었다. 무엇보다 그 덕에 책 읽는 기쁨을 알았을 뿐 아니라 작가가 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줘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 -소설 이외에 쓰고 싶은 다른 장르가 있다면. ▷문학이라면 장르에 구애 없이 모두 관심이 있다. 내가 장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장르가 작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특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딱 한사람만 지목하라면 리처드 예이츠(Richard Yates)를 꼽고 싶다. 그만큼 작품 속 인물들의 잘못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그리는 작가도 없을 것이다. 그 외 다른 작가들을 꼽자면 스튜워트 오난(Stewart O'Nan) 단 리(Don Lee) 브라이언 모튼( Brian Morton) 등을 좋아한다. - 작가 지망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은가. ▷마치 나이키 선전 용구 같지만'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쉽게 말하자면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조건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15분이든 한두시간이든 매일 쓰는 것이 중요하다. 쓸 때는 솔직해야 한다.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그 진실을 덮고 있는 사회적 개인적 종교적 문제들을 한겹씩 벗어내야 한다. 이 세상에 진실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또 한가지.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조건 읽어야 한다. 문학 작품이든 신문이든 영화대본이든 논픽션이든. 모든 것을 읽어야 한다. ■성 우는…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10세때 미국으로 이민왔으며 코넬대학에서 영문학으로 학사학위를 받고 뉴욕대(New York University)에서 문예창작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IEEE Inc.의 트랜스액션스/ 저널스 디파트먼트에서 에디터로 일한 후 현재는 어토매틱 데이타 프로세싱(Automatic Data Processing, Inc) 에서 웹 디벨로퍼로 풀티임 근무중이다. 소설 뿐 아니라 단편영화도 제작, 호응을 받고있다. 여가시간에는 테니스를 치고 야구를 즐기는 스포츠 팬이다. 유이나 기자 yena@koreadaily.com

2009-03-26

[떠오르는 한인 2세 작가-4] 알렌산더 지 '한국인 피는 내 문학의 근저'

‘아시안 아메리칸 라이터스 웍샵 리터러리 어워드’(Asian American Writers Workshop Literary Award), ‘램다 에디터스 초이스 프라이즈’(The Lambda Editor‘s Choice Prize), ’미케너/코페르니쿠스 프라이즈‘(Michener/Copernicus Prize), 그리고 퍼블리셔스 위클리로 부터는 올해의 베스트 소설로 뽑혔다. 자신의 코리안 아메리칸의 정체성을 작품 속에 근원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소설가 알렉산더 지의 창작 세계를 소개한다. - 어떤 작품으로 출판계에 주목을 받게 되었는가. 운 좋게도 첫 작품 부터 평자들과 매스컴으로부터 과찬의 평을 받았다. 이후 단편이나 에세이 등 출판되는 작품 마다 평론가들이 유심히 살피면서 호평을 해줬다. 이제 책을 내기 위해 출판사에 애걸해야 하는 작가는 아니다. 요즘 몇개의 소설과 자서전 격의 나의 삶을 회상하는 작품을 한권 쓰고 있는데 이미 모두 출판을 제의받았다. - 쓰고 있는 소설은 어떤 작품인가. ‘밤의 여왕’( The Queen of the Night)이라는 두번째 소설은 이미 탈고해 휴튼 미플린 하코트에서 출판 작업 중이며 그래픽 소설인 ’여우들‘(Foxes)과 내 삶의 회상기인 ‘코리아니시’(Koreanish)도 준비 중이다. 영화도 그렇지만 소설도 미리 어떤 이야기라는 것을 이야기하면 독자의 입장에서 이미 책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고 생각한다. 책이 나온 후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읽어야 재미도 있고 책에 대해 바른 평가를 할 수 있다. 인간의 지적인 한계를 주제로 미스테리의 틀 안에 넣은 내용들이라는 것만 말하고 싶다. -작가가 된 계기는. 어려서부터 문학 작품을 좋아해 많이 읽었다. 특히 소설을 수도 없이 읽었다. 작가가 되자고 생각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 내가 쓴 시가 전국 시경연대회 에서 수상하면서 였던 것 같다. 연이어 내가 쓴 희곡이 주 경연에서 뽑혔고 유명 배우들이 내 글을 낭송하는 영광스러움을 경험했다. 이런 경험들이 작가가 되어도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던 것 같다. - 시와 희곡, 에세이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는데 특히 소설에 집중하는 이유는. 나는 늘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심이 많다.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의 상상력이라는 틀에 구워 근사한 작품을 창작해 내고 싶다. 삶을 충분히 보여주기에는 소설이라는 장르가 좋다. 시는 너무 함축적이고 희곡은 사실성이 떨어진다. -한국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는 창작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나의 아버지는 한국인이고 어머니는 백인이다. 최근에는 그랜타(Granta.com) 라는 인터넷 매체로부터 아버지에 대한 글을 청탁받아 아버지가 총각시절 태권도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에 오던 때부터 경제학을 가르치던 어머니를 만나 데이트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썼다. 이 이야기를 쓰면서 다시 한번 나의 정체성에 대해 곰곰히 생각했다. 나는 출생 배경이 문학가로서의 삶을 매우 풍요롭게 해 준다고 생각한다. 문화와 삶의 방식이 다른 부모들을 통해 내 또래의 다른 아이들보다 몇배 많은 다양성을 경험했다. 한국인으로서의 피는 나의 문학을 이루는 가장 든든한 근저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구체적으로 작품에 옮겨놓은 적이 있는지. 첫번째 소설 ’에딘버그‘는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 였을 때 할아버지가 경험했던 일들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 당시 한국인들은 한글을 사용하지 말도록 강요당했다. 아니 강요가 아니라 금기였다. 이러한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어떻게 자아를 잃지 않았는지, 그 힘겨운 삶과의 투쟁을 그리고 싶었다. - 어떤 작가를 좋아하는가.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각 장르별로 수없이 많지만 그중에서 선택하라면 조운 디디온, 제임스 볼드윈, 앤 카슨, 테레사 학영 차, 제인 앤 필립스, 톨스토이, 재닛 윈터슨, 데보라 아이젠버그 등이다. - 2세 작가 후보생들에게 조언해 준다면. 무조건 자신이 하고 싶은 길을 걸어가라는 것이다. 한인 부모들은 워낙 의사, 변호사를 선호하기 때문에 작가가 되려면 부모를 설득시키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쓰고 싶은 사람은 누가 뭐라든 써야 한다. 나는 다행히도 온 가족들로 부터 넘치는 후원을 받았다. -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쓰고 싶은가. 이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모두 작품 속에 담고 싶다. 그리고 또 하나 관심이 있는 분야는 만화다. 나는 만화를 열심히 읽어왔는데 만화 만큼 철학과 인생관을 단적으로 한 장에 집약적으로 담을 수 있는 장르는 없는 것 같다. ■알렉산더 지는… 웰슬리대학을 졸업하고 아이오와 대학의 작가 웍샵을 통해 작가로 데뷔한 알렉산더 지는 2002년 첫번째 소설 에딘버그가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출판계에 화려하게 데뷔한 후 2003년 화이팅 라이터스 어워드, 2004년 NEA 펠로십, 맥다웰 콜로니 펠로십 등을 수상 했다. 소설가로서 뿐 아니라 ’아웃‘(Out), 마샤 스튜워트 리빙, 가든 디자인, TimeOut/ NY 등 여러 잡지에 칼럼과 기사를 써 왔으며 아웃 매거진으로부터는 올해의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의 인물중 한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현재 앰허스트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강의하고 있다.

2009-03-16

[떠오르는 한인 2세 작가-3] 앤젤라 미영 허 '2세 정체성이 내 소설의 뿌리'

뉴욕의 코리아 타운을 배경으로 코리안 아메리칸 2세들의 방황과 아픔을 솔직하게 그린 소설 ' K-타운의 여왕들'(The Queens of K-Town)을 내놓아 화제가 됐던 앤젤라 미영 허(Angela Mi Young Hur.사진)가 한국의 전래 동화를 소재로 한 소설을 쓰고 있다. 소설속 인물이나 상황을 섬뜩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앤젤라는 ' 여성들의 누드가 눈부시게 아름답듯 아무 치장없는 그의 언어는 그 솔직함으로 매혹적이고 눈 부시게 빛난다'는 평을 얻고 있다. 그의 문학을 소개한다. - 요즘 쓰고 있는 작품은. ▷오래전부터 한국의 전래 동화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쓰고 싶었다. 특히 여성 작가로서 전래 이야기 속에 그려진 여성의 관점을 흥미있게 보아왔다. 요즘 쓰고 있는 소설은 심청이를 주제로 한 소설이다. - 심청이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현대판 심청이다. 배경은 미국에서 살아가는 1세와 2세 코리안 아메리칸의 가정이고 이 속에서 벌어지는 심봉사와 심청이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잘 살펴보면 심청이 이야기 속에는 우리 인간들의 보편적 삶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바라보는 심청이 스토리와는 다른 각도로 해석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생각이다. -어떻게 다르게 바라보는지 흥미롭다. 효녀 심청이로 바라보지 않는가. ▷물론 부모에 대한 심청이의 효에 관한 문제를 완전히 다른 각도로 해석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완전히 포기하는 전설 속의 여성이 아닌 남자에 대한 사랑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으로 가슴 앓이를 하는 젊은 여성이 내가 바라보는 심청이다. 많은 좋은 작품을 쓰는 작가들이 그리스 로마의 신화를 각색하듯 우리의 전래 이야기도 그리스 로마 신화 못잖게 흥미로운 소재를 무궁무진하게 가지고 있다. -이 외에 다른 작품은. ▷그동안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살면서 영화대본을 썼다. 소설도 재미있지만 시나리오 작업도 상당히 흥미있는 작업이다. 그런데 최근 얼마동안은 영문학 강의 준비로 바빠 다른 작품은 쓸 여유가 없었다. 그저 머리 속에 늘 그리고만 있다. 한국외국어대학에서 영문학 주임강사 제의가 들어와 2월 말부터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당분간은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 한국의 학생들은 이곳의 한인들과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을 텐데. ▷나는 주로 코리안 아메리칸의 의식 구조에만 관심을 가져왔다. 내가 그렇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나와 외모는 똑같으면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학생들을 만난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그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동안 내가 생각해 온 한인의 다른 면을 발견하고 싶다. -소설 이외의 다른 장르에도 관심이 있는가. ▷물론이다. 조금 전에 언급했던 시나리오에도 관심이 있고 시에도 늘 끌린다. 그러나 나는 소설 쓰는 것이 좋다. 인간들의 삶에는 아름다운 면 추한 면 고상하고 유치한 면 등 다양하고 복잡한 면의 편린들이 켜켜이 쌓여있다.나는 그 켜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나의 상상력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소설이 그래서 좋다. 시나 다른 문학 장르는 상상하고 그 것을 엮어내는 데 소설만 못하다. -어떤 작가를 좋아하는 가. ▷어려서부터 토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좋아했고 특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빠졌었다. 왜냐하면 그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열정적이고 심리적 컴플렉스가 마음에 들었다. 그 외에는 프랑스의 대표적 여류 작가인 마르그리트 뒤라의 작품을 많이 읽었다. 데니스 존슨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다. 그는 아름다움과 영적인 면을 다루는 작가인데 더럽고 추한 삶의 단면을 그는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자신의 문학에 영향을 미치는가. ▷물론이다. 특별히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느끼게 됐고 나의 작품에도 이런 의식이 근간이 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2세들에게 부모는 즉 한국이다. 그리고 한국은 부모를 대변한다. -소설 속에 자신의 경험을 많이 인용하는가. ▷ 나는 독자들이 소설은 그 작가의 자전적 내용이라고 생각하는게 싫다. 나도 물론 나의 경험을 소설에 쓰기는 하지만 소설은 거의 상상으로 쓰여진다. 그래서 소설 아닌가. -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 많이 일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나는 뭐든지 참 많이 읽었다. 소설 역사책 예술비평서 과학 서적 등. 그리고 시도 많이 읽는다. 작가들에게 책을 읽는 것 말고 다른 공부가 없다. 특히 동료들의 글 읽기를 즐기는 데 그들의 글을 보면서 나는 그들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향해가는지 볼 수 있어서 좋다. 책을 읽을 때는 모든 감각을 총 동원해서 느끼면서 읽도록 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앤젤라 미영 허는… LA에서 태어나 오렌지 카운티 가든 그로브에서 성장했으며 매사추세츠 앤도버의 필립스 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1998년 하버드대에 입학 영국과 미국 언어와 문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았으며 노틀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 'K 타운의 여왕들'(The Queens of K-town을 맥아담/케이지 출판사에서 펴내 호응을 얻었으며 키리야마 상을 수상했다. 이외에 여러 단편소설(Cheap Tricks(2000) The Naked Apple(1999) 등)과 에세이를 여러 잡지와 단행본에 수록했다. 그동안 스탠포드와 노틀댐 대학에서 초청 강사로 강의해 왔으며 현재는 한국외국어 대학에서 주임강사로 강의중이다. 유이나 기자 yena@koreadaily.com

2009-02-24

[떠오르는 한인 2세 작가-2] 폴윤 '소설은 독자를 향한 러브레터'

노스 캐롤라이나에 거주하는 소설가 폴 윤(Paul Yoon)은 여러 잡지와 단편소설집 등에 다양한 작품을 발표해 온 소설가다. 그의 소설은 특별히 '시' 같다는 평을 듣는다. 풍성한 형용사와 은유의 미를 작품에 가득 넣기 때문이다. 유명 소설가 앤 패쳇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현실을 아름다운 펼쳐보이는 재주꾼' 이라고 그의 작가적 역량을 평한다. 그가 오는 4월1일 첫 단편소설집(Once the Shore)을 내 놓는다. 켄터키 루이빌의 시집과 단편소설집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새라밴드 출판사에서 큰 기대를 걸고 출간하는 이 책은 우리 한인들에게도 매우 특별하다. 단편 중 작품속 배경이 바로 한국의 한 작은 섬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출판계가 주목하는 소설가 폴 윤과 문학 이야기를 나눠본다. - 첫단편 소설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2차세계대전 후 한국의 한 섬에서 벌어지는 8개의 여러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은 어선을 타고 폭탄투하에서 살아남았을 아들을 찾아 바다를 헤매는 노부부등 모두 전쟁의 상흔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외부 세계와 단절된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외부에 의해 어떻게 삶이 바뀌어 가는지 그 영향의 범위를 말하고 싶었다. 이 단편소설집의 표제 작품인 '원스 더 쇼어'는 2006년 베스트 아메리칸 숏 스토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 한국에서의 이야기는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인가? 나는 완벽하게 상상 속에서 작품을 쓴다. 만약 내가 한국의 상황에 직면하고 경험해 보았다면 나는 논 픽션을 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저 주변의 이야기나 역사 속의 사건을 듣고 상상해 소설을 쓴다. - 작가로서의 자신에 대해 소개한다. 나는 어려서 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다. 아마도 책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고등학교 때 나는 미친 듯이 책을 읽었다. 아니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책과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다. 책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책을 쓴 작가와 심지어는 그 책을 읽는 독자들과도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 작가가 된 것도 바로 책을 통해서인가. 물론이다. 책을 열심히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나는 시도 열심히 읽고 사랑했지만 소설가가 되고 싶었고 결국 소설을 쓰고 있다. 소설이란 작가가 그 작품을 읽는 독자들에게 보내는 길고 긴 러브레터 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소설가는 늘 러브레터를 쓰는 아름다운 마음의 소유자가 아닐 수가 없다. -한인이라는 정체성은 자신의 문필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쳐는가.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백그라운드를 특별히 의식하면서 지내지 않았다. 물론 창작 생활을 하는데도 코리안 이라는 의식은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어렸을 때 친구들과 내가 살아가는 문화가 다른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모든 문화를 즐긴다. 다른 문화에 대해 큰 호기심이 있고 이 세상의 모든 문화와 인종에 대해 그들의 다른 삶에 대해 큰 관심이 있다. 작가로서 특별히 이 다른 문화를 문학 속에 넣기 위해 전세계를 여행하며 그들과 소통하고 싶다. -좋아하는 작가는. 너무 많지만 굳이 꼽으라면 마이클 온다지(Michael Ondaatje), 존 버거(John Berger), 앨리스테어 맥래오드( Alistair MacLeod), 에드워드 존스(Edward P. Jones), 콜럼 매칸(Colum McCann), 하워드 노만(Howard Norman), 나딤 애스람(Nadeem Aslam), 앨리스 먼로(Alice Munro), 앤 패챗(Ann Patchett), 단 리(Don Lee) 등의 작품을 즐겨 읽는다. - 작가 지망생이나 후배 작가들을 위해 조언한다면. 당신의 마음을 읽고 따르라고 꼭 조언하고 싶다. 다른 어떤 사람이라도 당신에게 '그것은 할 수 없어'라는 말을 할 수 없도록 자신에게 단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책을 모든 책을 읽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요즘 근황은 나는 노스 캐롤라이나의 서부에 위치한 산속에서 살고 있다. 요즘은 전쟁에서 고아가 된 어린이들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일 중의 하나는 여자친구의 말을 돌보는 일이다. '아트'(Art)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이 말은 덩치가 큰 숫놈 핀토인데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이 말을 돌보며 많은 문학적 영감을 얻고 있다. ■폴 윤은… 뉴욕에서 태어나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살며 단편소설 작가로 활동 중이다. 그동안 그의 소설은 ‘원 스토리’(One story), ‘플러그쉐어스’(Ploughshares), ‘아메리칸 숏 픽션’( American Short Fiction), ‘베스트 아메리칸 숏 스토리스’ 등에 작품이 게재됐으며 근작인 ‘PEN/O’는 2009년 헨리 상을 수상했다. 오는 4월 첫번째 단편소설집 ‘원스 더 쇼어’(Once the Shore)을 내놓는다. 유이나 기자 yena@koreadaily.com

2009-02-17

한인 인기작가 레오나드 장, 이번엔 '이민 소설' 출간

느와 픽션(Noir Fiction)'의 베스트 셀러 작가로 이름을 얻고 있는 레오나드 장(Leonard Chang.사진)이 북가주 한인 이민자들을 소재로한 소설 '크로싱스'(Crossings) 을 내놓을 예정으로 벌써부터 서점가의 주목을 모으고 있다. 시애틀의 블랙 헤론 프레스에서 출판 오는 4월 초판 예정인 이 책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 한인남성과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불법체류 여인을 주인공으로 벌어지는 한인이민자들의 꿈과 아픔을 그린 작품. 출판사 발행인 제리 골드는"모든 이민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아메리칸 드림의 실체를 정책과 범죄라는 틀 안에 넣고 제3자의 냉엄한 시각으로 관찰한 매우 흥미있고 진지한 이민 소설"이라고 소개한다. 'USA 투데이'의 추천도서에 선정됐던 그의 인기 범죄 스릴러 3부작에 이어 느와 픽션의 묘를 보여줄 것으로 서점가로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오나드 장은 인터뷰를 통해 "4년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었던 FBI의 대규모 마사지 팔러 단속에서 약 100여명의 한인 여성이 체포됐다는 기사를 읽고 이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됐다"고 스토리 배경을 소개한다. 창작생활과 함께 여러 대학을 돌며 소설 창작 강의를 하고 있는 레오나드 장은 출간과 함께 작가 사인회 차 전국 순회 강연을 계획하고 있다. 유이나 문화전문기자

2009-02-09

[떠오르는 한인 2세 작가-1] 레오나드 장 '내 작품 키워드는 마이너리티'

셰익스피어가 영국인들의 사고를 대변하고 헤밍웨이가 미국인들의 정서를 단편적으로 그리고 있다면 한국인들의 지성은 이광수에서 찾을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한인들의 지적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코리안 -아메리칸 작가들의 위상은 어떻게 정립돼 있을까? 답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이들이 내는 책은 출판계에서 많은 상을 받고 있으며 또한 서평도 훌륭하다. 몇년전만 해도 이창래 외에 별다른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던 미국 문단에 한국계 작가들은 이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을 정도로 큰 파워를 행사한다. 이들 한국계 작가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 그동안 출간된 소설은 대부분 범죄추리소설이었고 등장인물도 외톨이거나 고립된 삶을 사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혹 이민 2세로서의 자전적 스토리 인가? 내가 늘 관심을 가지는 것은 가족과 친구 등 우리 삶의 주변에서 펼쳐지는 ‘얼키고 설키고’의 스토리다. 그 속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쁨도 많지만 모두들 외롭고 아프다, 이런 것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흥미있어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소설 속의 내용이 내 삶과 특별한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 어떻게 소설가가 되었나? 어려서부터 글을 잘 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나에게 작가로서의 토양을 준 것은 독서다. 어려서부터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었다. 초등학교때 우리 집에서 세블럭 정도 되는 곳에 메릭 라이브러리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살다시피 하며 온갖 책을 읽었다. 독서광이 된 것은 어머니의 덕이기도 하다. 영문학을 전공하신 어머니 역시 엄청난 독서광으로 미국에 오실 때 책 만 가득 가져오셨을 정도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한 꿈을 키웠다. 본격적으로 작품을 쓴 것은 대학에 다니면서 부터다. -주로 어떤 책을 읽었나? 그레이트 브레인 시리즈에서부터 대니 듄 시리즈,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 인베스터스 시리즈 등 닥치는 대로 읽었다. 어머니는 디킨스와 스타인벡 등 클래식을 주로 권해 주셨는데 디킨스보다는 스타인벡의 소설이 마음에 들었었다. -한인으로의 정체성이 작가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코리안-아메리칸 이라는 아이덴티티는 소설가로 작품 활동을 하는데 도움도, 또한 방해도 되지 않는다. 나는 그냥 미국에 사는 마이너리티로서 사물을 바라본다. -어떤 작가를 가장 좋아하는가? 좋아하는 작가는 상당히 많지만 요즘 내가 빠져있는 작가는 코맥 매커시(Cormac McCarthy)다. 그의 언어는 상당히 강렬하고 유니크하다. - 작가를 꿈꾸는 한인들에게 조언해 준다면? 매일 읽고 열심히 공부하고 많이 쓰라는 것이다. 읽을 때는 좋은 책, 나쁜 책 가리지 말고 모두 읽어야 한다.좋은 작품을 통해서는 문장력이며 사고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테고 나쁜 작품을 통해서는 절대 이렇게 써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하는 일은? 1998년도에 출간된 범죄스릴러 소설 ‘디스패치스 프롬 더 콜드’가 인디펜던트 영화로 만들어 지고 있어 대본 집필을 돕고 있다. ■레오나드 장은… 뉴욕에서 태어나 롱 아일랜드에서 성장했다. 다트머스 대학 졸업 후 하버드대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하버드 졸업후 UC 어바인에서 문예창작 대학원 과정을 이수했다. 1996년 출판한 첫번째 소설 ‘과일과 음식’(Fruit ‘N Food)이 블랙 헤론 프레스 어워드를 수상하면서 출판계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두번째 소설 ’디스패치스 프롬 더 콜드‘(Dispatches from the Cold)가 샌프란시스코 베이 가디안 골디 어워드를 수상하면서 필력을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이어 범죄물 3부작 (Over the Shoulder, Underkill, Fade to Clear)으로 베스트 셀러 작가 대열에 섰다. 그의 소설은 현재 프랑스, 일본, 한국에서 번역 출판됐으며 현재 앤티옥 대학에서 석사과정 학생들에게 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2009-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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